AI 기술의 발전과 사용자 중심 사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2025년, 디지털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데 있어 ‘UX’라는 분야의 역할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UX연구자(User Researcher)’와 ‘UX디자이너(User Experience Designer)’라는 두 직군이 존재합니다. 둘은 같은 사용자 중심 설계를 지향하지만 수행하는 업무는 매우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두 직군의 역할 차이, 실무 현장 수요, AI 도구의 영향, 그리고 향후 생존 가능성까지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해 봅니다.
1. UX연구자와 UX디자이너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UX연구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자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입니다. 실제 사용자들과의 인터뷰, 설문조사, 관찰 등을 통해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정량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 이들은 문제의 본질을 밝혀내는 데 집중하며,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 팀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리서치 결과를 시각화하거나 보고서 형태로 전달합니다.
반면, UX디자이너는 ‘정의된 문제’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설계합니다. 정보 아키텍처를 구조화하고, 와이어프레임과 사용자 흐름을 설계하며, UI 구성요소를 배치하고, 실제 프로토타입을 제작합니다. 개발자, 기획자, 마케터 등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의 기능성과 사용성을 최적화하는 실무 실행자입니다.
요약하면, UX연구자는 “무엇이 문제인가”를 찾고, UX디자이너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소규모 조직이나 스타트업에서는 이 두 역할이 한 사람에게 통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 현재 실무 현장에선 누가 더 필요할까?
2025년의 실무 시장은 ‘속도와 실행력’을 중시합니다. 빠른 MVP 개발, 제품 반복 개선, 데이터 기반 피드백이 중요해지면서, 즉시 실행 가능한 설계를 할 수 있는 UX디자이너에 대한 수요가 확연히 높습니다.
실무에서 UX디자이너가 선호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빠르게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음
- A/B 테스트 등 직접적인 성능 개선 기여 가능
- 기획과 개발을 연결하는 중간 브리지 역할 수행 가능
- 기본적인 사용자 조사도 겸할 수 있는 멀티 역량 보유
반면 UX연구자는 정교한 문제 분석을 할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단기 ROI(투자 대비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리소스가 제한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연구보다 실행”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UX디자이너가 실무에서 우위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3. AI 시대에 어떤 역할이 더 오래 살아남을까?
AI 도구의 발전은 UX 관련 업무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Figma AI, Maze, Uizard, UsabilityHub 같은 툴은 와이어프레임 자동 생성, 사용자 반응 예측, 간단한 리서치 자동화까지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UX연구자의 일부 업무—예를 들어 인터뷰 녹취 분석, 설문 응답 요약, 기본 통계 시각화—는 AI가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집형 리서치 업무는 자동화되고, 전략형 리서치만 남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반면, UX디자이너 역시 단순 반복 설계는 AI가 처리하게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품과 서비스의 맥락을 고려한 사용자 흐름 설계, 감성적인 UI 배치, 브랜드 메시지 전달을 위한 레이아웃 구성 등은 여전히 사람의 통찰과 경험이 필수적인 영역입니다.
즉, 단순한 리서치나 설계는 AI가 대체하지만, 복합적 의사결정과 감성적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은 인간 디자이너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UX디자이너에게 더 많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UX연구자와 UX디자이너는 대립하는 직군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품이 성장하고 조직이 체계화될수록 두 역할의 ‘분화’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문제는 시장의 속도입니다. 지금 이 순간 실무에서 더 많이 요구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행력 있는 UX디자이너입니다.
그러나 UX연구자도 소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략적 기획, 고급 인사이트 분석, 서비스 전체 구조 설계 능력을 갖춘 연구자는 소수 정예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결국 살아남는 사람은 툴이 아닌 사고력, 흐름이 아닌 방향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